영화리뷰 공각기동대

오래전에 개봉되었던 SF영화나 애니메이션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던 공각기동대의 실사판이 개봉되었다.언제부터인지 영화를 볼때 얼마나 진지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원작의 유명세를 등에 업고 1억 1000만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하고 핫한 여배우 스칼렛요한슨이 주연을 맡은 나름 블록버스터지만 현재 상태에는 이변이 없는한 흥행은 별볼일이 없게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별 다른 히트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sf영화를 보는 중요 이유중 하나는 지금의 지점에서 미래사회를 미리 접하고 싶은것일텐데공각기동대는 곧 도래 할 사이버펑크와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모습을  잘 구현하였다영화에서 보여지는 sf적인 요소들은 지금의 증강현실과 3D프린팅기술과 오버랩되어 

더욱 현실과 가까운 미래를 보는것 같았다.


특히 홀로그램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기술발달이 이루어져있는 도시 뒤켠에서는

어두컴컴하고  지저분한 뒷골목에서  유기동물들과 마음의 공유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된다

기술의 발전이 인류를 행복하게 해주지 않는다는 점이 소름이 날 정도로 실감나게 구현하였다

 

강산이 두번이나 바뀐 95년의 원작이 보여준 것 보다 오히려 퇴보한 SF적 상상력과 별다른 새로움 없이 기존 극장판 에니메이션의 비주얼을 그대로 실사화해서 새로운 스토리로 잘 엮은 영화가 히트 한다면 그것도 좀 이상한 일이다.

 

공각 기동대의 펜이기도 하지만  실사화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 때 단 1의 기대도 하지 않았다. 왜냐 내 생각에 공각기동대는 동양과 서양을 넘나들며 만들어진 3편의 연작 중 두번째 이야기이고 최종편인 세번째 이야기는 이미 실사로 만들어져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고 대중적으로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sf 영화중 세편의 연작은 바로 블레이드러너, 공각기동대, 매트릭스다.

 

뭐? 블레이드러너, 공각기동대, 매트릭스가 SF 연작이라고? 이게 무슨 허경영 대통령 당선 되는 소리야 하시는 분들을 위해 이 연작을 한번 살펴 보도록 하자

 

주인공인 쿠사나기 소령은 온몸을 기계인 의체로 살아가면서 전자두뇌에 담긴 자신의 고스트(직역 하면 영혼이지만 극중에서는 특정인의 두뇌속 자아를 가르킨다.)가 조작된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뇌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다 네트웍에서 스스로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가상의 생명과 자신의 고스트를 합쳐서 완전히 새로운 생명체로 거듭난다. 인간은 블레이드러너에서 안드로이드로 확장되고 공각기동대에서는 물리적인 신체 없이 데이터로 확장된다.

연작의 사전적 정의는 독립된 완결 구조를 갖고 있는 일군의 작품들이 일정한 내적 연관을 지닌 채 연쇄적으로 묶여 있는 것을 말한다.

 

이 세작품은 크게 2가지의 주제를 공유하고 있으는데 하나는 생명의 범위이고 다른 하나는 가상현실이다. 뒷편으로 갈수록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점점 더 발전되고 완성되어 간다.

 

그럼 첫번째 생명의 범위를 한번 살펴 보자.

 

블레이드러너에서 주인공인 데커드는 안드로이드 사냥꾼이다. 특별한 도구를 통한 검사 없이는 인간과 구분하기 힘든 안드로이드를 골라내서 퇴역(처형? 사살?)시키는 것이 직업이다. 외모로는 도저히 인간과 구분하기 힘든 안드로이드를 퇴역 시키는 일에 괴로워 하다 안드로이드를 만드는 타이럴사에서 만난 안드로이드 레이첼과 사랑에 빠진다. 이 영화에서 안드로이드들은 비록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졌고 4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만 살 수 있지만 삶에 대한 갈망과 죽음의 순간에서 주인공을 구해주는 등의 인간보다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안드로이드가 오히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공각기동대에서는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프로그램이 스스로가 생명체라고 주장하며 망명을 신청한다.

 

 

마지막편인 매트릭스에서는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이 인간들을 지배하고 인류를 자신이 동작하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베터리로 사용하기에 이른다.

 

연작이 진행되면서 생명의 범위는 사람이 만든 안드로이드에서 물리적 실체 없이 단지 정보로만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마지막편인 매트릭스에서는 인간을 지배하는 AI로까지 발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두번째는 가상현실이다.

 

블레이드러너의 원작소설 안드로이드는  공감상자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일종의 네트웍에 접속하는데 접속한 사람들은 끝없이 언덕을 걸어 올라가는 머서라는 남자와 합일되어 그의 고통을 직접 느끼는 경험을 통해 모두가 하나가 되는 머서교 라는 것이 등장한다. 원작소설이 1968년 발표 되었고 인터넷의 프로토타입인 알파넷이 1069년에 개발된 것을 생각해 보면 원작소설이 제시하는 가상현실은 그 당시 과학수준에 비해 엄청나게 고도화된 가상현실에 대한 묘사라고 생각된다.


시간을 넘나들고 인공지능이 사람들을 학살한는 영화에 터미테이터라는 제목을 붙이고 아놀드슈왈츠가 출연한다고 해서 터미네이터가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면 원작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새로움울 줄 수 있어야한다. 공각기동대 실사버전은 거기에 미치지 못했고 상업적으로도 실패한 영화가 됐다.

 

 

이 가상현실은 공각기동대에서 네트라고 불리는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에 좀 더 가까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네트에서는 수많은 정보들이 빛의 속도로 교환되고 자신의 뇌의 전체 혹은 일부를 기계화한 사람들이 직접 접속하여 정보를 교환한다. 그리고 매트릭스에 이르러서는 시스템의 접속을 끊지 않고서는 가상과 현실을 구분할 수 없는 경지로 발전한다.

 

결국 이 세편의 작품은 생명이라는 것이 물질적인 실체에서 정보로 가상현실이 특정 상황에서 필요에 의해 접속되는것에서 가상과 현실을 구분할 수 없는 단계로까지 발전시켜 나간다.

 

 

헐리웃은 최근 고갈되어 가는 소재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가지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그중 일본의 유명 망가를 실사화 하는 계획들이 다수 시도되고 있다.(마크로스, 총몽 등등) 일본 에이메이션의 팬으로써 앞으로 나올 작품들은 공각기동대의 실패를 거울삼아 단순히 원작의 실사화가 아닌 원작을 뛰어넘는 멋진 작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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